담임목사 칼럼
여름이라는 특성 때문에 온갖 물건에 습기가 있어 촉촉한(?) 계절입니다. 제습기 판매량이 가장 많은 시기가 여름인 것은 그 촉촉함 때문입니다. 여름은 촉촉한 시절입니다.
가까이 두고 읽는 책 가운데 하나가 성도님들에게 일전에 소개한 적이 있는 C. S. 루이스가 쓴 「마귀의 지령(The Screwtape Letters)」입니다. 1942년에 출판된 이후로 지금까지 이 풍자적인 고전은 빛나는 별처럼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의 심령에 기쁨의 빛을 선사했습니다.
지옥 최고 사령부의 차관이요 고참 마귀인 ‘스크루테이프’는 초보 마귀이자 자신의 조카인 ‘웜우드’에게 어떻게 하면 그리스도인을 유혹하고 무기력하게 만들어 멸망으로 끌고 갈 수 있는지를 가르칩니다. 그러나 마귀로서의 기본자질이 많이 떨어지는 웜우드는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사람이 신실한 기독교인이 되는 것을 결국 막지 못해서 삼촌에게 큰 꾸지람을 듣게 됩니다. 노련한 영혼 유혹자인 삼촌 마귀는 조카를 심하게 꾸중한 뒤에 그 환자(이 책에서는 그리스도인을 환자라고 부릅니다)의 영혼을 자신들의 원수(하나님을 그렇게 부르지요)에게서 다시 빼앗아 오는 방법을 자세히 가르칩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가르침이 ‘구원과 은혜의 감격이 사라지기 시작하는 그 시점’을 집중 공격하는 것입니다. 삼촌은 조카에게 그 구체적인 방법으로 “영적 메마름의 시기(dry)에 그를 화를 잘 내고 교만하도록 만들라”고 강력하게 지시합니다. 건조한 시기를 잘 활용하라는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심령이 건조한 시기가 오는데 바로 그때를 놓치지 말고 집중 공격하여 쓰러트리라는 것입니다. 영혼이 건조해지면 넘어지기 쉽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사방이 습기로 촉촉한 시절, 7월입니다. 상반기를 지나고 다시 남은 6개월을 시작하는 지금, 구원의 기쁨을, 예수 믿는 즐거움을 다시 점검합시다. 은혜로 촉촉한 영혼이 아니라 도리어 건조한 영적 시기를 지나고 있지는 않는지 자신의 신앙을 찬찬히 살펴봅시다. 구원의 감격이 있습니까? 성경을 사랑합니까? 그래서 읽고 듣는 일을 게으르지 않게 실천하고 있습니까? 하나님을 사랑하듯 사람을 사랑하라는 명령을 따라 사람 사랑에 힘을 다하고 있습니까?
조금은 들뜨기 쉬워 쉽게 어수선해지기 쉬운 이 여름에 자신의 신앙과 정신과 말이 건조하지는 않는지, 결심했던 연초보다 건조해져 가고 있지는 않는지를 점검합시다. 말씀과 기도와 헌신과 사랑에 의해 촉촉해지도록 다시 각자의 영혼을 빚어갑시다. 그래서 이 여름을 은혜의 복된 기회로 만드는 촉촉한 혜림가족들이 되길 바랍니다.
하나님과 여러분의 종
김영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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